안녕하세요, 태태 약사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는 임신 시 감기에 걸렸을 때 복용 가능한 약품에 대해 포스팅하였는데, 오늘은 그와 반대되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감기약 중 일부는 태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임산부가 복용해서는 안 되는 감기약 성분들을 중심으로 자세히 적어보겠습니다.
1. 태아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
임신 중 가장 주의해야 할 감기약 성분 중 하나는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약물입니다.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이부프로펜(Ibuprofen), 아스피린(Aspirin), 나프록센(Naproxen)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소염진통제로 흔히 사용되지만, 임신 중 특히 3분기(28주 이후)에는 태아의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양수 감소나 조산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페닐에프린(Phenylephrine)과 같은 비충혈 제거제도 고혈압을 유발하거나 자궁혈류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용가능한 비충혈제거제인 슈도에페드린은 임신 후기에 필요에 따라 처방하시기도 합니다. 덱소메타손(Dexamethasone)과 같은 스테로이드 성분도 특정 주수에는 태아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임신 중에는 단순히 ‘일반 감기약’이라도 구성 성분 하나하나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많은 약이 임산부에게 안전하다고 알려졌지만, 의사의 처방 없이 복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2. FDA 임신 등급 C~X 해당 성분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약물을 임신 중 안전성에 따라 A, B, C, D, X 등급으로 분류합니다. 이 중 C, D, X 등급은 임산부가 복용 시 주의해야 하며, 특히 D와 X 등급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합니다. 감기약 중 흔하게 포함되어 있는 코데인(Codeine), 하이드로코돈(Hydrocodone) 같은 마약성 진해제는 D 등급에 해당하며, 태아의 호흡기계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X 등급에 해당하는 약은 임신 중 절대 금기이며, 감기약에는 흔하지 않지만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와 같은 기형 유발 약물이 이에 포함됩니다. 일부 항히스타민제나 진정제도 D 등급에 속하는 경우가 있어 사용 시 반드시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또한 약물의 복용 시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성분이라도 임신 초기(1~13주) 복용 시 태아의 장기 형성에 영향을 주는 반면, 후기에는 분만과 관련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 분류만 보는 것보다 시기별 복용 위험성까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천연 성분, 성분명이 명확하지 않은 약물
많은 임산부들이 "천연 성분이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한방 감기약이나 건강기는식품을 섭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부 천연 성분도 임신 중에는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방제제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감초(Licorice)는 자궁 수축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에키나시아(Echinacea)는 면역 자극 효과로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생강, 계피, 클로브 등의 향신료 계열도 소량은 괜찮지만 다량 섭취 시 자궁 자극을 유발하거나 혈류를 증가시켜 조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민간요법이나 천연 제품이라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복용해야 하며, ‘천연=안전’이라는 인식은 매우 위험합니다. 최근에는 일부 건강보조식품도 감기 예방 목적으로 판매되고 있으나, 정확한 성분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FDA 승인을 받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해외 직구 제품의 경우 성분 표기 누락이나 허위 표시가 있을 수 있으므로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임신 중 절대 피해야 합니다.